태연의 솔로활동 10년이 타임랩스처럼 흘러갔던 THE TENSE
태연의 10주년을 맞이한 The Tense 콘서트가 개최됐다. 2025년 3월 7일부터 2025년 3월 9일까지 서울특별시 송파구 KSPO DOME에서 3일 동안 개최됐다. 태연 콘서트를 처음으로 가보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신곡 나오면 찾아 듣고, 할 정도로 관심은 있었으나, 사실 입덕 부정기가 아니었을까? SONE 멤버십 가입하고, 선예매 티켓팅 해서 겨우 시야제한석 1층 1 구역을 잡았다. 티켓팅을 많이 해봤지만, 역시 소문처럼 티켓팅하기 어려웠다. 첫날만 가려다가 아쉬워서 두 번째 날은 소원 분께 스탠딩 좌석을 운 좋게도 정가 양도받아 가게 됐다. 그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태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총망라했던 THE TENSE 콘서트
이번 공연을 직접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태연이 얼마나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10년간 빼곡하게 구축해 왔는지였다. THE TENSE라는 타이틀 자체가 가진 감정적 밀도처럼, 공연 전체가 하나의 긴 영화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태연 특유의 폭발적인 고음과 강하면서도 세밀한 컨트롤, 그리고 잔잔한 발라드에서의 섬세한 표현까지. 곡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감정선을 펼쳐 보이는데도, 모든 것이 태연이라는 한 사람의 세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무대 연출은 화려함보다 집중을 택한 느낌이었다. 조명과 영상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각 곡의 분위기를 정확히 짚어냈고, 특히 깊은 청색 조명 아래에서 부르던 느린 템포의 곡들은 마치 물속에 잠기는 듯한 감각을 만들어냈다. 그 순간만큼은 공연장이 아니라 태연의 내면 깊은 곳을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밴드 음향 역시 과도하게 드러나지 않고 보컬을 단단하게 받쳐주는 형태여서, 라이브의 매력이 더욱 잘 전달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월식 무대 였다. 스포트라이트 하나만 내려오는 무대에서 태연이 거의 무반주에 가까운 형태로 노래를 이어가던 순간이었다. 조명도 월식을 연출하는데 더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관객들의 숨소리조차 의식될 만큼 조용했는데, 그 정적을 태연의 목소리가 천천히 채워나갔다. 그 순간 라이브가 이렇게까지 감정을 파고들 수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고음에서 울림이 터져 나오고, 감정을 눌러 담은 낮은음이 떨림 없이 이어지는 걸 보면서, 오랜 시간 쌓아온 그녀의 경험과 노력, 그리고 음악에 대한 애정이 모두 느껴졌다.
멘트 시간의 태연은 무대 위의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인물처럼 보였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팬들에게 감사와 고민, 그리고 앞으로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데, 그 진심이 공연장 전체를 따뜻하게 감싸는 느낌이었다. 팬들과 눈을 맞추며 웃어 보이는 순간들에서는 아티스트와 관객 사이의 거리가 정말 가깝게 느껴졌다.
공연이 끝날 때쯤엔 자연스럽게 마음속에 묘한 아쉬움이 스며들었다. 더 듣고 싶고,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남았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면서도 끝까지 안정된 보컬을 들려준 태연을 보며, 그녀가 왜 오랫동안 믿고 듣는 탱구 라는 수식어를 유지하고 있는지 각인하게 되었다.
THE TENSE 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태연이라는 아티스트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고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려 하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선언처럼 느껴졌다. 공연장을 나오는 내내 여운이 길게 남았고, 집에 돌아와서도 공연의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되었다. 온전히 몰입하고 감동할 수 있었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공연이었다.